지난달 25일, 카카오의 블록체인 메인넷 ‘클레이튼’에서 LG유플러스의 대표 캐릭터인 ‘무너’ 대체불가능한토큰(NFT) 200개가 발행됐다. 발행이 시작된지 불과 2초만에 ‘무너’ NFT는 완판됐다. 완판 이후 2차 마켓인 NFT 거래소 ‘오픈씨’에서 ‘무너’는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무너’는 LG유플러스의 캐릭터다. 눈치보지 않고 할말 다하며,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사회초년생 콘셉트 캐릭터다. 이에 공감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무너’ NFT가 2초만에 완판되는 것을 보면서 NFT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향후 무너를 활용한 커뮤니티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다른 형태의 NFT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메타버스-NFT 태동기…단순 소셜 경험 넘어야 성공한다”

지난 15일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만난 김민구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션랩장은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아직 적극적으로 NFT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규제 이슈가 걷어지면 메타버스와 NFT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NFT 거래소인 '오픈씨'에서 거래되고 있는 '무너' NFT /사진=오픈씨 홈페이지
글로벌 NFT 거래소인 ‘오픈씨’에서 거래되고 있는 ‘무너’ NFT /사진=오픈씨 홈페이지

 

그는 “지금은 메타버스와 NFT의 태동기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형태로든 메타버스와 NFT가 결합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사업적 기회를 타진하기 위해 무너 NFT를 먼저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NFT 사업을 하긴 어렵지만, 규제가 해소될때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무너 NFT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LG유플러스는 고객 일상의 즐거운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단순히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넘어 다양한 혁신 기술을 활용해 고객 일상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이같은 비전 아래 추진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메타버스와 NFT 사업이다. 특히 메타버스 사업의 경우 다른 기업들과 달리 세분화된 고객을 타깃으로 가치를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U+가상오피스와 U+키즈동물원을 준비하고 있다.

김민구 랩장은 “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수치는 고객들이 서비스에 머무는 시간과 재방문율”이라며 “단순히 메타버스 안에서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경험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매력적인 인터랙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타깃 중심의 전략으로 메타버스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타깃 메타버스, 궁극적으로 메타버스간 연동도 준비”

LG유플러스는 아직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버스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단순히 소셜 기능만으로는 메타버스가 한계에 봉착할 것이란 분석이다. LG유플러스가 직장인 타깃, 키즈 체험 활동에 특화시키는 메타버스를 준비하는 이유다.

LG유플러스가 아이들을 타깃으로 선보이는 ‘U+키즈동물원’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다만 특화 메타버스라고 하더라도, 향후 서로 다른 메타버스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게임 개발에 가장 많이 활용됐던 유니티 엔진을 통해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메타버스간의 연동도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 랩장은 “취향에 따라 서로 다른 메타버스가 서로 호환되는 형태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내 아바타가 자유롭게 여러 메타버스를 왕래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닐까”라며 “아직 멀티버스에 대한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상당히 많은 메타버스들이 유니티로 개발됐기 때문에 우리도 유니티로 개발해 향후 연결을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오피스와 키즈동물원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타깃 메타버스는 아이돌 팬들을 위한 메타버스다. 최근 LG유플러스는 U+아이돌라이브 등 아이돌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많이 내놓고 있는데 이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다. 예컨대 가상전시관 안에 팬들이 모여서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메타버스가 나올 수 있다는 것.


“메타버스와 NFT, 결국엔 연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지점에서 NFT와 메타버스의 연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랩장은 “최근 NFT가 입장권 기능을 해서 커뮤니티에 들어갈 수 있는 증명서가 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무너 NFT 역시 이런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시도했고, 향후 이런 형태로 메타버스와 NFT가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민구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션랩장이 지난 15일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테크M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김민구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션랩장이 지난 15일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테크M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김 랩장은 실제로 무너 NFT를 보유한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디스코드나 트위터 등에서 무너에 대해 소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너를 알리기 위한 ‘바이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 규모는 작아도 매우 강하고 자발적인 커뮤니티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김 랩장은 “이같은 커뮤니티가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공간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NFT를 자랑할만한 곳도 있어야 하는데, 메타버스 공간이 최적의 공간이지 않을까”라며 “하반기에는 무너 NFT를 메타버스 가상전시관에서 전시하는 무너 아트전시회를 개최하고 무너 NFT 보유자들이 모여서 소통하는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어떤 서비스가 고객의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며 “올 연말 메타버스 서비스들의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메타버스에서의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NFT나 토큰 등도 고려해 고객 충성도를 높여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