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ulet 호령전-범을 깨우다’ 展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트테이너인 배우 겸 화가 김규리, 그룹 클론 출신 DJ 구준엽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원에서 ‘애뮬럿(Amulet, 부적) 호령전-범을 깨우다'(이하 ‘호령전’)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김규리는 지난 2008년 개봉한 영화 ‘미인도’에서 신윤복 역을 맡으면서 처음 한국화에 입문했다. 이번 전시에는 두 작품을 공개했다. 한국화 작품 ‘산군’은 194X163cm 대작이다.
김규리는 “지난해 처음 개인전을 하고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그린 가장 큰 작품은 70호였다. 이번에 호랑이를 그리면서 압도적이었으면 좋겠더라”고 밝혔다.
김규리가 호랑이를 그리게 된 계기는 전시 권유 뿐만이 아니었다. 김규리는 “지난해 10월 꿈을 꿨다. 작업실에 새로운 문이 있길래 들어갔더니 처음 보는 곳인데 호랑이 여러 마리가 자고 있더라. 그걸 보고 너무 무서워서 뒷걸음질 쳤다. 너무 생경하기도 했고 호랑이가 깨면 어쩌나 싶어서 문을 잠그고 도망 나왔다면서 “얼마 안있다가 전시회 제안을 받아서 ‘잠든 호랑이를 그림으로 깨워야 하나?’ 싶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랑이는 무섭게도 느껴지는데 저는 호랑이를 그리면서 ‘호랑이 같이 든든한 존재가 만약 나를 지켜준다면 어떨까. 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렸다. 그래서 그런지 보는 분들이 ‘지켜준다는 마음이 든다’고 하더라”며 뿌듯해 했다.
김규리는 또 “올해가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다. 검은색이 왕을 의미하는 색이라고 한다. 그만큼 강력한 존재의 해다. 오랫동안 국민들이 코로나19로 고생했는데 일상으로 복귀해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호랑이 그림을 보면서 위안을 받고 지켜준다는 마음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규리는 이번 전시에 이어 오는 3월 25일 호랑이를 주제로 그린 그림들로 개인전도 연다.
구준엽은 ‘댄스 위드 타이거’와 ‘타이거 스트라이프’ 두 작품을 전시한다.
구준엽은 “작년에는 ‘소’라는 작품을 했다. 재료를 보면 알겠지만 박스 테이프다. 박스 테이프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직진밖에 없지 않나. 점에서 출발해서 직진, 직진이 출발해서 원이 되는 건데 이런 가장 단순한 재료로 뭔가를 표현하면 재미있겠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을 보면 미래의 호랑이 같기도 하고 추상적이지 않나. 입체적으로, 발전되고 진취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옛날 호랑이가 아닌 미래의 호랑이를 쿨한 느낌으로 그렸다”고 소개했다.
전시작들은 NFT(대체불가토큰)로 제작돼 판매된다. 구준엽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자신의 작품을 NFT로 판매, 17분만에 완판시킨 바 있다. 구준엽은 “작가로서 감사하다. 원화도 전시하고 메타버스 안에서도 전시한다. 시대에 발맞춰 조금 더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생긴거다. 메타버스 속 세상은 우리가 모르던 세상이고 너무나 다른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도 작품을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구준엽은 1996년 강원래와 댄스크룹 클론으로 데뷔해 큰 사랑을 받았다. DJ로 활발하게 활동해온데 이어 미술 작품으로도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구준엽은 “제가 그동안 음악을 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미술 덕분인 것 같다. 미술을 했기 때문에 음악도 할 수 있었고 안무도 짤 수 있었다. 지금 DJ를 하는 것도 그림 덕분이다. 사실 미술로 나갔어야 했는데 춤을 너무 좋아해서 춤에 빠져 인생이 바뀌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형구 작가는 “호랑이는 동물이라는 개념을 떠나서 세상의 힘찬 길을 의미한다. 많은 동물 중 상당히 중심적인 위상을 차지한다”며 “호랑이는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호랑이와 야생 호랑이가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제도권, 동물원 속 호랑이 보다는 야생에서의 호랑이를 중요시한 것 같다. 산 높이 올라가 얼어죽더라도 인간에 의해 사육되지 않은 호랑이, 그런 호랑이가 각계 각층에 존재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본성을 다해 야성을 지키며 인생을 살아갈 호랑이를 원한다. 전시를 통해 호랑이의 좋은 기가 전해지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오는 3월 9일까지 갤러리원과 스타필드 하남에서 진행되는 ‘호령전’에는 강형구, 박대성, 이이남 등 미술계 거장들과 찰스장, 콰야, 요요진 등 중견·신예 작가, 아트테이너 구준엽, 김규리 등 총 38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원화 전시와 함께 디지털 작품이 메타버스에서 전시되며 NFT로도 제작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